오늘 공대 라운지에서 공부를 하려다가, 문득 위를 올라봤는데 천장에 거울이 있었고, 그 거울을 통해 나를 바라봤다. 그러면서 한참을 self reflection 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렇게 살면 좋을까? 이게 맞을까? 저게 맞을까? 성공하면 다 좋을까? 성공한 사람들의 이면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는 채로 난 성공을 좇는 게 아닌가? 내가 바라는 삶은 어떤 삶이지? 나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지?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말들은 뭐지? 남과 다른 나만의 무언가는 무엇이지? 무엇이 나를 남과 다르게 하는 것이지? ....
단순한 질문에서 시작한 것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내 생각을 한참을 어지럽혔다. 그러다가.. 그 누구도 정답을 모른 채로 살아가는 이 사회에서, 무엇이 더 좋고 나쁘고는 오로지 나를 통해서만 결정된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러니 내 스스로, 좋고 나쁨을 선택하는 것이지, 실제로 좋고 나쁨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 적어도 내가 느끼는 좋고 나쁨은 분명히 있거든. 다른 사람이 생각했을 때 어떨까까지 생각하는 건, 너무 머리가 아프니 그냥 내 생각에 좋으면 좋은 거고, 안 좋으면 안 좋은 거다. 이렇게 생각하니 복잡하던 머릿속이 조금은 정리가 되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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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청춘이고, 그래서 방황할 때라고 하곤 하지만.. 정말 이렇게 생각이 많아지는 날이면 스스로 느끼기에 참 괴롭다. 잘 나가다가도, 미끌어지고 넘어지고 상처입고 방황하는 나를 발견하는 시간이라 그런 것 같다. 그만 아프고, 행복해지고 싶은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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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취향이 없고, 늘 어중간하고 미지근한 태도가 이 고민을 만드는 원인이었을 수도 있겠다. 무언가 확실한 사람은 이런 고민을 할 필요도 없을텐데, 나는 자꾸 이게 맞나? 저게 맞나? 간 보고 재면서 그 어느 것도 선택하지 않는,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사람이어서 계속 이런 고민이 밀려드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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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라도 찾아보자. 나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내가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고. 뭐가 잘 어울리고 뭐가 어색한 사람인지. 세상 사람들과 나를 구별할 수 있는 나만의 희소성은 무엇일지. 내가 어떤 분야에 재능이 있고 어떤 것에 소질이 없는지. 나는 어느 정도의 노력을 할 수 있는 사람이며 내가 노력으로 극복할 수 없는 한계에는 무엇이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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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런 고민들을 진작에 해왔어야 했는데, 이런 얘기를 하면 다들 "쓸데없는 이야기"라는 반응을 보일까봐, 무서워서, 스스로도 감추고 있었고, 지금도 그러고 있는 것 같다. 근데, 나는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면, 계속해서 이 고민들이 머리를 들이밀 것 같아서, 지금부터라도 그 해답을 찾는 노력을 차근차근해나가야할 것 같다.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어, 하루 종일 이 문제에만 매달릴 순 없지만, 없는 시간을 만들려는 시도는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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