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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L

2023.08.09 TIL

by 치우치지않는 2023. 8. 11.

1. 이날은 지원언니 생일 당일! 전날에 산 부채 편지지.. 에 빼곡하게 편지를 쓰고, 정성을 다해 꾸몄다. 그리고 저녁에 아티클 스터디가 있었기 때문에 아티클도 조금 썼다.

2. 이날 읽은 책은 지구 끝의 온실. 이희수라는 인물이 나오면서 어떻게 전개될지.. 전혀 모르겠지만 그게 또 소설의 묘미니까, 궁금한 만큼 빨리 읽어서 뒷내용을 알고 싶어졌다. 

3. 지원언니 동네에 가는 길에 장미꽃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색이 너무 예쁘길래, 이런 거 별로 안 좋아하는 TTT 언니지만, 하나 샀다. 근데 생각 외로 너무 좋아해서 꽤나 뿌듯했다. 

4. 예린이랑 셋이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를 봤다. 인간의 이기적인 면들을 잘 담아낸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이기적인 것이 나쁘다고 할 수만은 없다는 교훈을 일깨워준 영화. 나는 늘 내 걸 잘 못 챙기고 남의 것을 먼저 챙기는 것이 문제다는 얘기를 부모님께 종종 들어왔는데, 그때마다 이 이야기를 흘려들었었다. 남 도와주는 건데, 뭐가 잘못된 거지? 하는 생각에. 근데 이 영화를 보고 너무 착한 것도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영화에서 박보영이 한 남자아이와 아이의 엄마를 집으로 들여보내주는데, 여기까진 나도 그랬을 것 같다. 추운 밖에 오래 있으면 꼼짝없이 얼어죽을테고, 우리집에서 한 명이 더 산다고 해서 자원이 없어지거나 하는 것도 아니니까. 근데 박보영 남편(박서준)이 시계를 팔아서 얻어온 귀한 황도 통조림을 남자아이에게 선뜻 주는 것을 보고 아.. 박서준은 자기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 저렇게 노력해서 구해온 건데, 저걸 저렇게 쉽게 줘버리는 건 오히려 박서준한테 상처를 주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이야기를 지원언니랑 예린이한테 하면서, 박보영이 너무 착했다 는 말로 심플하게 일축했는데, 이건 너무 착함을 넘어서서 객관적으로 상황을 보지 못하는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튼.. 영화를 보고 나서 든 생각이 정말 많았다. 나도 언젠가 내 가정이 생길텐데, 그랬을 때 나는 이런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까, 내 가정을 위한 이기적인 선택을 할까, 아니면 모두를 위해 내가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위험을 기꺼이 감수할까. 극단적인 상황에서 내 선택이 어떨지를 생각해 보면, 평소 나의 무의식적인 선택이 어떤 방향인지도 알 수 있을 것 같아서 이런 저런 상상을 해보았다. (나 N 맞네..) 그리고 그 결과, 나는 아마 내 가족의 안전을 위협하는 짓은 절대 하지 않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박서준이 박보영을 설득하려 할 때, "이건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야. 위기 상황이잖아." 라는 말을 했다. 나는 이 말을 착한 것도 상황을 보아 가며 착해야 한다. 정도의 의미로 받아들였다. 이기적인 유전자라는 책을 보면 알 수 있듯, 우리는 모두 이기적인 유전자들이 살아남아 후세에 남긴 후손들이다. 그러므로 생존 앞에서는 이기적인 선택을 하는 게 어쩌면 당연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걸 욕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대부분이 그런 선택을 할 테니까. 그래서 나도 그런 위기 상황에선, 이타적인 면이 아무래도 줄어들 것 같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을 사지로 몰아넣으면서까지 살고 싶어하진 않을 것 같다. 모두가 함께 잘 살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는 게 최우선이고, 갈등을 만들지 않고 모두가 힘을 합칠 수 있게끔 유도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러니까 종합해서 말하자면, 나는 극단적인 상황이 왔을 때, 우선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타인을 사지에 몰아넣게 하지 않는 선에서 내 가정의 안전을 최우선을 생각하는, 중도적인 생각을 할 것 같다. 그러니까 나는 평소에도 아마, 중도적으로 착한 사람이겠지? MBTI 도 중도적이고 공부 성향도 중도적이고 도덕적인 면에서도 중도적이고.. 나는 극단적인 걸 별로 안 좋아하는 성격인가 보다. 

5. 영화가 끝난 뒤엔 지원언니 픽 로컬 멕시코 음식 맛집에 갔다. 맛있게 먹고 언니가 아는 로컬 케이크 맛집에 가서..ㅋㅋ 딸기 생크림 케이크를 사주었다. 초도 불고 생일 축하 노래도 불러주고 케이크도 맛있게 먹고 개발 이야기랑 근황 토크 좀 하다가 포토이즘 가서 사진 찍고.. (일명 가영이 친구들 컨셉샷..) 그리고 역에서 빠이빠이했다. 

6. 집에 와서 아티클 스터디 참석해서 아티클 마저 작성하고.. 행복하게 하루 마무리! 

+ HHK 는 이날 이사해서.. 마음만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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