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26 TIL

1. 이 날은 내 생일! 생일이라 특별하게 한 건 없고, 엄마랑 학교에 가보고 싶었어서 낮엔 엄마랑 학교에 데이트를 하러 갔다. 가서 학교 박물관에 처음 갔는데.. 생각보다 넘 좋았다. 무료인데다가 마침 정미조 특별전이라고 해서 우리 학교 졸업생 분이신 가수 겸 화가 정미조님의 작품과 인생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나도 이 다음에 학교를 빛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다짐한 순간이었다. 

2. 엄마랑 점심으로 학교 앞 전골 떡볶이를 먹고 후식으로 카페 코지 코코넛 커피 스무디를 마셨다. (일명 코커스) 엄마가 맛있어 해서 기분이 좋았다. 근데 여기서도 우리 엄마는 코커스 맛있다고 창업 아이템으로 괜찮겠다며 집 가는 지하철 내내 카페코지 웹사이트를 읽었다. 늘 경제에 관심이 많고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엄마.. 대기업에서 치열한 직장생활을 오래 해서인지, 오랜 직장생활이 이렇게 만들었는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발전하려는 엄마의 모습이 살짝은 피곤하고, 딸로서는 좀 서운할 때도 있지만, 멋있긴 한 것 같다. 난 나중에 엄마가 되면 돈도 잘 벌어오고 딸에 대한 관심과 사랑도 듬뿍 주는 엄마가 되어야지. 

3. 학교 간 김에 공대 쪽도 보여주고, 너무 더워서 3시 정도에 그냥 집에 왔다.ㅎ 저녁엔 땃팟이 내 생일 축하를 해주기 위해 우리 집 근처로 온다했기 때문에 슬슬 가서 준비를 해야했다. 

4. 준비하고 삼쏘 먹으러 고고! 근데 한 10분 늦어버렸다.. 삼겹살 먹다가 항정살 먹고 소주도 오랜만에 마셨다. (술 안 좋아하는 1인..) 지원 언니가 정성스레 쓴 손편지도 주고, 언니들이랑 예린이가 투썸에서 맛있는 케잌도 사왔다. 근데 와중에 내가 취해서 현경언니한테 소주잔을 떨어뜨려 버렸다.. (보고 있어..? 진짜 미안해서 그 당시에 말문이 막혔었어.. 안 다쳐서 다행이야ㅠㅠ) 근데 현경언니가 괜찮다고 계란찜에 있는 니 숟가락이나 가져가라고 해서.. ㅠㅠ 너무 미안하고 고마웠다.. 

5. 밥 먹고 나서 투썸에 가서 케이크랑 커피를 먹었다. 너무너무 재밌어서 진짜 엄청 깔깔 대며 웃었다. 네 명 다. ㅎ 내 인생에서 이렇게 크게 많이 웃은 생일은 진짜 처음인 것 같다.. 그 정도로 너무 즐겁고 행복하고 감사했던 23의 생일. 

6. 카페까지 갔다가 현경 언니는 집이 먼 관계로 먼저 가고, 나랑 예린이랑 지원언니는 잠시 산책을 했다. 내 동네에서 이렇게 대학 친구들이랑 같이 밤산책을 하니.. 느낌이 정말 새로웠다. 너무너무 고마웠어 다들. 행복한 추억으로 평생 간직할게. 

7. 그리고 외할머니댁에 와서 가족들이랑 다같이 내 생일 케이크를 불었다. 이건 가족들이 사주신 생크림 케이크 ㅎㅎ 얼마 전 외할머니께서 큰 수술을 받으신 터라, 생일 소원은 우리 가족이 친구들이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원하는 일 다 이루게 해주세요 였다. 

8. 그리고 지원 언니가 준 생일 손편지를 읽었는데, 진짜 말 그대로, literally 오열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이유는.. 내가 언니한테 못해준 게 생각나서. 근데 그런 내 못난 모습까지도 감싸안아준 언니가 너무 고마워서였다. 너무너무 미안하고, 감사해. 그리고 언니 덕분에, 예린이 덕분에, 현경 언니 덕분에 나도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행복한 대학 생활 하고 있어. 대학 친구는 친구가 아니라는 말 더 이상 믿지 않아. 어떤 일이 있어도 곁을 지켜주는 친구로 남아있을게. 사랑해 땃. 

9. 집에 와서는 카톡으로 축하를 남겨준 친구, 가족들의 편지에 일일이 다 답을 하고 잤다. 나란 인간이 뭐라고.. 이렇게 부족한 사람에게 늘 관심을 주고 아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너무너무 다행이고 감사했다. 그렇게 새벽 4시에 거의 쓰러지듯 취침.. 하며 행복한 생일이 막을 내렸다. :)